:10 지경
지경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안과 밖이 있고 지경이 있는 것이었다. 지경은 단지 높은 벽이었던 적도 있었고 울타리였던 적도 그어진 금이었던 적도 있었다. 지경은 우리가 있는 한 항상 있고, 그것이 없어진 경우와 함께는 이곳의 그 누구도 있을 수 없었다. 그것이 없으면 사령부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도 없다. 대부분의 우리는 그런 확신을 공유한다. 지경은 피부였고, 따라서 우리와 지경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는 없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몇몇만이 부정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만약 지경에 다다라 고개를 들면 저마다 다른 광경을 볼 것이다. 그러나 지경이 어떻게든 있다는 것만은 안다. 겨우 그렇게 합의한다. 악한들은 저마다 우물거리며 혼자 중얼거릴 뿐이다. 지경이 어느 이상으로 높아지면 우리는 도관 속이었고, 머리 위에 빛 구멍 하나만 뜬 밤이었다. 혜희는 그렇게 본다. 도관 속에서 기도와 같은 소리가 울린다. 이 지경 근처에서 우리는 정신을 잃는 경향이 있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