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치된 사령부

사령부는 와해되었고 재건은 요원해 보인다. 적도 야심도 탁자도 없고 지도도 잃었다. 둘러보면 이곳은 풀밭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풀들은 제대로 꽂혀 있고 고개를 들자 평화가 있다. 방치된 사령부 풍경 안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방치된 사령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런 것은 없었는데, 그런 것은 없는데. 평화 말이다. 평화는 원래 이곳에 없고 그런 풍경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하늘을 보라. 전선이 가로지르고 있지 않은가? 아니다. 거대한 것과 전혀 그렇지 않은 것들이 동물과 같이 눕거나 서서 멋대로 이곳을 기어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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