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성난 이들이 몰려와
풀밭에서 소리를 지른다. 그들은 혜희를 내놓으라고 한다. 박수를 치고 박자를 맞추며 구호를 외친다. 둘 셋, 하고 함께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손 잡고 원을 만들어 풀밭 위를 돌기도 한다. 그들은 혜희의 목을 원하고 있었다. 왜 저러는지 알지 너는? 알고 싶습니까? 그다지. 그런데 어떨까, 진짜로 내가 나가면. 모를 겁니다. 저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겁니다. 기껏해야... 성난 이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사령부의 권위는 불파이고 불멸이며... 그렇게 시작하는 노래였다. 한 나가 돌아왔다는 걸 이미 모두가 압니다. 더 지체할 수 없습니다. 연명부에서 당신이 아는 이름부터 찾아가십시오. 알고 계시듯 편지는 복사할 수 없습니다. 조심하십시오. 그래. 장난 같아.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그래. 복도에서 두 번 꺾으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을 벌 테니 조용히 빠져나가십시오. 그래. 넌 이제 뭘 하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시간을 벌 겁니다. 어떻게? 묻지 마십시오. 저는 어떻게 되지 않습니다. 그런 걸 걱정하는 건 아냐.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필요하다면 하게 될 것입니다. 뭘? 걱정을? 농담할 시간이 없습니다. 재미없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웃어본 게 언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없겠지.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그래. 혜희는 계원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나간다. 그것이 닿는 곳 어디에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