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리버 2

드디어 이동준비를 마친 사단의, 영원한 신병들. 그들의 영문 모르는 얼굴에 떠오르는 끝없는 억울함을 본다. 조율을 시작하는 나팔수의 단단한 손끝, 베테랑 기수들의 굳어가는 입가, 낡아빠진 마차와 교활한 말들을 본다. 어깨에 걸친 휘장을 매만지는 고수. 역시 낡은 마차들, 잡동사니로 가득한 마차들. 다시 말들을 본다. 소들을 본다. 소들은 어디에 있었나. 소들은 외양간의 걸쇠를 천천히 들어올리며 나왔다. 조상 모양의 사자가 실리는 선두 트럭, 그에 맞춰 장난스런 가락을 부는 나팔수. 고무바로 고정되는 조상. 조상 여기저기에 묻는 매연 검댕. 그곳의 무엇보다도 거대한 주기를 온몸으로 지탱 중인 선임기수를 본다. 선임기수는 어디 있었나. 선임기수는 곧장 울기 시작할 것 같다. 슬픔신이 모든 이들 사이로 다니며 이 일들이 다 어떤 일인지 알게 해주는 것을 본다. 몇몇이 쓰러졌다가 일어나고, 그것이 마지막 전례다. 천막 수레에 오르는 성현과 얼굴을 가린 전도자를 본다. 악기를 든 이들 대부분이 웃고 있는 것을 본다. 출발, 출발을 외치는 고함수들을 본다. 우스꽝스런 모자를 쓴 고함수들이 뒤로, 뒤로 고함을 전달하는 것이다. 맨 뒤에 있는 것은 사가의 관이고, 들어올려진 커튼이 떨어지며, 혜희에게는 남은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