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술사에 대하여 말함

웅크린 주술사의 어깨가 초라하다. 주술사에게 말을 걸고 싶은 생각도 든다. 주술사는 울고 있나? 마성의 마지막 제자의 작은 등이 간혹 떨리는 것을 보며 나는 할 말을 잃는다.

나는 이렇게 들었다. 주술사의 머릿속에서는 언제나 망자들의 목소리가 휘몰아치고 있다. 이곳에서 주술사는 시체들을 일으키는 이로 전해진다. 자신의 스승인 마성을 쓰러뜨리기 위해. 이곳에서 죽으면 누구든 반드시 한 번은 다시 일어나 몇 걸음 걷고 다시 쓰러지게 되어 있다. 그 일이 주술사 때문이라는 이야기,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죽은 사람이 잠시 일어나는 것은 주술사가 자신의 무서운 얼굴을 영원히 가린 채 엎드려 꾸고 있는 망자 군대의 꿈 때문이라는 이야기. 마성을 쓰러뜨리는 꿈 때문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한 번도 햇빛을 본 적 없는 주술사의 얼굴이 별처럼 어둡고 또한 밝다는 이야기. 그런데 마성이 쓰러진 뒤에도 주술사는 일어서지 않았고, 시체들은 여전히 잠시 일어나 걷는다. 그 방향 끝에 예전에는 마성이 있었고, 지금은? 아니면 지금도? 그것은 확인할 수 없다. 죽고 나서 며칠을 걸은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종종 들려오지만 보통은 서너 발짝을 떼고 쓰러질 뿐이다. 옛이야기는 단검을 든 주술사가 마성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스승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끝난다. 시체군대가 아니라. 그것은 그냥 이야기다. 이곳은 그런 곳이다. 지금 마성의 관 옆에 엎드려 있는 이는 주술사다.

나는 슬쩍 기사 쪽을 본다. 기사는 조각상이 허공을 보는 듯이 여전히 마성을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누가 저 무적의 기사를 막을 텐가? 누구든 기사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는다면 무릎이 꺾이고 말 것이다. 어떤 굉장한 침착함으로도 그의 기마돌진 같은 시선에는...

나는 또 그런 생각에 빠져든다. 그러나 주술사가 슬퍼하고만 있을 리는 없다, 주술사가 지금 슬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주술사가 지금 이곳에 있는 까닭은 무엇이겠는가? 더 야윌 수 없을 정도로 야윈 저 주술사가 지금 울고 있거나 잠들어 있거나 잠든 채 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실은 엎드린 채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주문을 외고 있다면?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애도 장면 속에도, 실패로 점철된 주술사의 개인사 속에도, 포기를 모르는 어떤 역사적 노림수가 있다면? 어쩌면 주술사는 마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 볼 셈이 아닐까? 주술사에겐 백 개의 입으로 말하는 교활함이 있다고 들었다. 망자들의 원한이 주술사의 영혼을 백 천 억으로 찢어 놓았다고 들었다. 주술사가 슬퍼하고만 있을 리 없다. 나한테는 그런 무서운 생각이 든다. 주술사에게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닌가? 피를 마신다 하는 저 무적의 기사를 쓰러뜨려 버릴?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마성의 네 제자는 지금 마성의 관 주변에 각자의 방식으로 모여 있다. 나는 그리고 소개할 것이다. 나는 지금 떠나야 할 때라고 느끼고 있다. 떠나기 전, 마지막 제자의 등이 간혹 떨리는 것을 다시 보며, 나는 우리가 이곳으로 돌아올 것임을 알게 된다. 언젠가 우리가 견문을 마치고 이 공터로 돌아와 관 속을 확인할 것이다. 거기에 마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