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세계를 구해 보자, 하고 개는 생각했다 y의 선량한 눈빛과 상냥한 손길을 겪고서 그렇게 정했다는 것이다 영전아, 영전아, 너는 할 수 있겠지, 네가 아니면 안 된단다 y는 그렇게 말했고 개는 y의 손을 핥았다 y는 개의 주둥이를 잡아 주었고 개는 그것이 재밌는 놀이라 생각했다 영전이란 아마도 자신을 부르는 이름일 것이라 생각했고 영전아, 영전아 주둥이가 적당히 나온 개는 흰 털이 북슬북슬한 잡종이었다 동네의 개들 중에서는 가장 총명했던 개는 으왕, 하고 짖었다 y가 좋아할 것 같아서 미안해 개의 말은 몰라,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아, 우리가 만날 기회는 너는 괴로울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듯이 말하는 y는 괴로워 보였다 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할 수 있을까요? y는 개의 표정을 읽은 것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라고 답했고 개는 안타까웠다 머리를 쓸어 주던 y의 손을 기억했다 개로서는 그때 간절히 인간의 말을 하고 싶었다로봇
미래에서 왔습니다, 당연하지요? 사람이란 것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니 더 무섭고 한편 나와 닮은 듯도 합니다 눈이 둘이라니 놀랍습니다 그 사이에 돋은 것은 코가 확실하며 내게는 입이 없지만, 턱 부근에 난 긴 틈이 보이십니까 그 두 눈으로? 이것으로 나는 말을 겁니다 당신들의 말을 공부했습니다 들리십니까? 나는 군인이라고나 불릴 것이었고 내가 온 곳에선 영원히 싸웁니다 나라라고나 불릴 것들이 전쟁이라고나 할 일을 항시 합니다 나는 보좌랄 것을 했습니다 나의 장군이라고나 할 것은 크게 한 번 이겼고 그다음 완전히 박살이랄 것이 났습니다 나는 살아남았다고나 할 일을 겪고서 오랜 시간을 들여 여기까지 왔습니다 미래는 어렵습니다 내 말이 이상히 들려도 용서하십시오 말 같지 않더라도, 나는 사람이 아니고 사람의 세상에서 오지도 않았고 여러분의 세상에 대고 움직이지 않는 입으로 말합니다 나는 로봇이랄 것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이것은 사람의 말은 아니지만 내게는 귀랄 것도 없습니다유령
사영! 네 몸은 죽어서 이 자리에 없구나 이렇게밖에 너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용서해다오 너는 지금 네가 어떤지 모르고, 몰라도 너무 모른다 너는 아주 예쁘고 고분고분한 아이였지 옷을 벗으라 하면 너는 벗었고 씻으라 하면 흥얼거리며 씻었지 너를 내가 떨어뜨린 것이나 다름이 없구나 푸른 기와의 옥상에서 말이다 세상에 다시는 네 목소리가 없어 이 누나는 너무 슬프다 이렇게 먼 곳에서 네 말을 대신 전할 수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너는 그렇듯 나타난다, 문자 그대로 너는 약간 떠 있는데, 문을 열지도 않은 네가 춥지 않니? 네가 너를 만질 수 없구나 신발을 신지 않았구나, 발이 없구나, 사영아 너는 참 죽어서 더 예쁘구나, 너무 예쁘구나 어디로 갈 참이니, 네 표정은 보여도 알 수가 없고 너는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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