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다음의 뜻으로 개는 바라봤다

이 바보야, 온 세상이 널 죽이러 오고 있다

한 나는 함부로 손을 뻗고 개는 피한다

온 세상이 너를

한 나의 손은 쥐어서 터뜨리려는 듯만 하고, 개에게는 y의 손길이 계속 떠오르는데

y는 여기에 없다

한 나야, 이 바보야, 개는 한 나를 따라 이 언덕까지 왔다 한 나가 개를 따라온 것인지

한 나 뒤로 쏟아져내리는 것들의 비명을 들으면서

번개의 고통이 저런 것일까, 개는 한 나의 앞에서 뛰며

밝은 귀를 막기 위해 힘껏 짖었다

이 바보야, 불쌍한 바보야

세상을 무너뜨리면서 그런 줄도 모르고 너는

웃고 있다 한 발을 내민 다음에

다음 발을 내민다 한 나야, 이 바보야,

입과 꼬리로 귀와 몸으로 개는 말하려 했다





로봇

보았습니다 먼저 개라고 하는 것이 이리저리로 뛰고 세차게 짖으며

그 뒤로 사람 한 명이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는 것을

거기까진 별로 대단한 구경이 아니었지만, 구경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까?

나는 전쟁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보였기 때문에, 그 모습은 패잔병 같았고 나도

다가가려 했습니다 홀린 듯이, 홀린다고 하는 게 맞습니까? 다가가려고 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는데, 색인과 표제를 모두 뒤져

그 사람이 바보라 불리는 사람인 것을, 그의 표정과 걸음으로부터, 손으로부터 말입니다

그의 머리칼의 제대로 정리되지 못함으로부터, 인간에게는 머리칼이 있지요?

장관이라고나 할 것은 그의 발 뒤편이었는데, 이미 말했지만, 내가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까?

나는 세상이 무너지면서 나는 대단한

소리들도 들었습니다 특히 사람의 것을 비명이라고 하지요? 그것도 곧 들을 만하게 되었고

내가 겪은 전쟁도 그러합니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생각보다 잘 해낼 수 있습니다 하나를 죽이고 둘을 죽이고, 사람은 죽인다고 하지요?

그것도 무릎이 맞지요? 고라니의 무릎이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개가 나를 본 것을 나도 보았습니다 반투명한 사람의 형상이 그들 뒤편 공중에서 따라오고 있는 것도, 그것은 뭐라고 부릅니까? 고라니는 뒤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곳을 세상 뒤편이라고 부릅시다, 그리고





유령

너를 보고도 울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너와 내가 남매였던 것을 생각하고 있었니?

너 같은 것을 봤다 해도 우리는 울지 않았겠지 우리는 네가 무엇인지 몰랐을 테고

하지만 나는 너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네가 영원해진 모습을, 지금 보는 것과 같이

나는 저승을 보듯이 너를 본다 네가 떠도는 이승은

네가 죽고 없는 세상, 나는

슬퍼, 너무 슬퍼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그렇다 네가 떨어지던 날의 가을 공기를 기억한다

두 아이가 떨어지며 점이 될 때까지

떠 있던 사영아, 표정이 없는 네가

그리고 저 바보를 따라가는구나 무엇을 말하고 싶니?

흰 개도 보인다 천국의 빛 같은 개가, 어쩔 줄 몰라 뛰는 것이, 저 개에게도

너무나 미안하다 개에게도 나는

거짓말을 했지, 너에게 한 것과 같이, 너무나 힘들구나, 너를 따라가기,

너에게 나아가며, 나의 골반은 으스러지는 듯하고 너를 보려는 나의 눈도 그렇다 너는 진실하고

나는 진흙 속에서 보듯이 너를 본다 눈물을 보듯이 너를 본다 너는 어떻니?





바보

이 일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폐가 찢어지는 듯한 밤과 낮을

슬픔조차 죄스럽고 우리는 이 섬에 있다 신이 어떤 식으로 계신지

우리는 깨닫는다 머릿속이 녹는다 그 다음에 굳는다 숨을 쉬다가 이마가 저리다 눈 뒤편 한 치와 위편 한 치 엎드려 귀가 막힌다 나는 우리가 입술을 넘어 말하고 있음을 안다 인간이 나를 빌려서 말하고 있다

만약 내가 말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의 모든 입을 빌어 말할 것이다 그날에는 나의 슬픔과 내 친구 전부의 원한을 모두가 말해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웃으며 인간을 말하나 실은 인간의 말에 닿지 않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처럼, 모두가 한목소리로 세상의 참담한 것을 자연처럼 말하리라

나의 손이 나의 원대로 움직이는 것이 보이고, 나의 청원이 바깥 저편에서 옴을 느낀다, 아이들아, 이 지금은, 이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