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개가 엎드린 한 나의 손을 부드럽게 물자
한 나는 손을 뺐다
대단한 일들은 언덕에서 일어난다고들 하지, 개는 한 나를 보다가
언덕을 내려다봤다 그 아래는 한차례 멸망한 뒤고
다시 일어날 기미가 없었다
개는 모인 이들을 익혀 두었다 로봇과 유령이 여기에 있고
개 자신도 있고, 모두의 냄새를 맡아 두었다
이제 겨드랑에 코를 묻고서
알겠는가, 우리 따위가
어찌 되는지를, 우리가
개는 y에 대해서는 거의 잊었다 머리를 누르는 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손은 개보다 찼고 손은
개의 입보다 정교하게 움직였다, y의 손길이 꿈에서 다시 기억나자마자
개는 고개를 쳐들었고, 어두운 허공을 날아서 오는 것이 있었다
로봇
몸 없이 떠도는 혼을 유령이라 부르는 줄을 이제 압니다
개와 바보가 잠든 사이에
세상 뒤편을 내려다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름을 알았습니다, 영전, 한 나와
사영, 유령은 나만이 바깥에서 온 것이라며 나를 가리키고, 내가 이 언덕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움직일 수 없고
자신은 말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 대신 말해야 한다고
저 개도 그렇고 저 바보 또한 그렇다고 했습니다 유령은 표정으로 그렇게 이야기했고, 내가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온 곳에서도 그렇게 하기 때문
유령은 자신의 생전이란 것도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을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은 또 있었습니다 정말로 어려운
전쟁의 시작보다 더 어려운 표정, 그것은 바깥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내가 당신 대신 말해야 합니까? 묻자 지었던 표정입니다
아닐 것입니다 저는 인간의 일을 잘 모르고 이곳의 일도 잘 모릅니다
이곳이 나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영혼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나의 강철 수용체 너머로 막대한 감정이 쏟아져 들어옴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봅니다 새라고 불리는 것의 한 종류가 날아오는 것을
유령
나는 영화를 보듯이 너를 본다 너는 영화가 아니다 너는 영화처럼 보이진 않고 과거처럼 보인다
사영아, 네 볼은 떨리지 않고 있다 네가 미래에서 온 로봇과 서로 바라보는 것을 봤다
영화를 보듯이
청원이라 불리는 새가 세 개 목을 휘두르며 허공을 건너 날아오고
나도 그걸 본다 영화를 보듯이
너무나 먼, 너무나 먼, 그것은 과거처럼 보인다
나쁘다
내가 여기에 있고 네가 거기에 있으며
이제 네게 차례로 재앙들이 다가가는 것이
지난 일을 보듯이
너도 저 바보를 지키러 간 것이구나
개도 용감히 허리를 편다
어두운 빛깔의 새구나, 어두운 빛깔의 새구나, 어두운 빛깔의 새야, 사영아, 더 볼 수가 없구나 너는 어째서 무섭지 않니 너는 어떻게 있니 이미 네가 죽었기 때문에?
너는 죽어서 있고 나는 이제 엎드린다
바보
청원이 와서 나를 일으켜 세우게 두거라 아이들아, 나는 그보다 더 오래 살았다, 청원보다, 이런 일들은 보통이 아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내가 아아 하고 어어 하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 나도 모른다, 너희가 나를 지키려고 서는 일도, 나는 영문을 모른다, 이런 것은 보통 일이 아니지, 세상은 다 안다, 모르지만
청원이 세 개의 목으로 세 번 절하고 근엄하게 속삭인다, 뭐라고, 뭐라고,
그 말이 무엇인지 나는 너희에게 일러주지 않는다, 너희는 순서만을 볼 수 있다
아이들아, 너희는 바보라고 하면 무엇인 줄 아니, 모르겠지, 나도 모른다, 너희를 위해서 나는 조금씩만 말한다, 아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너희 모두가 노인이 되어 죽는 날까지 단 하나 혹은 두 개의 단어를 말할 뿐이다, 아니면 세 개, 그 일은 내가 죽는 날까지 이어진다
아닐 수도 있지, 너희가 알아듣도록 말을 고르는 것이 어떤 일인지 상상해 보거라, 아주 천천히, 순서에 맞게
너희는 할 수 있겠지, 아닐 수도 있다, 청원이 와서 나를 일으켜 세우게 두거라 아이들아, 아무도 울지 말고, 웃지도 말고, 말 걸지도 말고, 이미 그렇게 하고 있구나, 세상은 그런 것이구나,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