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찾으러 가자 바보를, 들리니?

나는 나도 모를 힘으로, 당겨진 듯 일어나 사영에게 발을 뻗었다

사영이, 내가 인간이었다면 눈썹이 있었을 자리를 쓸어 주는데, 부드러움과 안심됨이 있었다

그 손은 눈처럼 차고 밤처럼 어두운 맛, 주둥이를 잡는 놀이, 네 누이와도 했던, 네 누이의 손을 얻은 네가

이제는 어떻게 되는 것이지?

찾으러 가자 바보를, 외국의 빗속으로 뛰어나가는 듯이, 나는 정확히 들었다





로봇

전쟁 얘기를 해주렴, 유령은 그렇게 말하는군요

나는 두 개의 밥통을 쌓아 놓은 모양일 뿐입니다

두 개의 밥통을 쌓아 놓은 모양의 로봇아, 전쟁했던 얘기를 해주렴, 유령은 그렇게 말하는군요

그로부터 뭘 배우고 싶으신가요? 전쟁을 하거나 피할 생각인가요?

휘두를 거야 너를 휘둘러 버릴 거야 보자기에 담긴 너를 휘둘러서 전쟁을 부숴버릴 거야, 유령은 그렇게 말하는군요

저를 휘둘러 바보를 구하겠다고요? 무엇으로부터? 저의 기억은 이 둥근 가슴속에 있습니다





유령

소금물이 쓰레기들을 씻고 있다

각자를 받은 우리가 서로 다른 냄새를 맡고 있다

바람이 나를 말리는 동안

산 자들은 바위 틈에서 젖고 있다

굽어보던 이도 누워 맞는 시간이 왔다

이 복수의 손길을 사장에 담그고





바보

너희는 너희가 무슨 뜻인지 아느냐? 너희가 자라나고 눈감는 글자들인 것을 아느냐? 내가 그것을 읽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하는 일, 내가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죽은 새 먹기를 눈물로 알아가는 너희야, 나는 그것을 모르며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시간을 향해 기어감으로써

시간을 향해 기어가는, 우리가 문이고 나는 문고리다 이편이 저편을 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우리는 만들어진 데에 후회하고 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나는 모르고 나는 붙들린다 저편과 이편이 합심하여 저편과 이편을 오가는 일을 두려고 함은 대체 왜냐? 나의 모양을 잘 기억해 둬라, 너희가 기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만 쓸 줄 안다뿐이지 짐승 기계 유령과 다름없는

인간들의 세상에서 너희가 말 쓸 줄 아는 짐승 기계 유령 되는 날을 내가 기다리고 있다, 매달리어.